청년사목
청년사목
매년 한 번은 청년들과 면담을 한다.(교사들은 상반기 하반기 2번) 작년에는 하반기에 몸이 좋지 않아서 쉬었지만 교사들은 1번씩 면담을 했다. 면담을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으니 전체 만남이 아닌 개별 만남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선 면담은 왜 해야 할까?
본당 공동체는 사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사제가 중심인 이유는 공동체가 신앙과 전례를 중심으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미사를 집전하고 신앙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주된 책임자가 사제이기 때문이다. 사제가 얼마나 본당을 파악하고 이끄느냐에 따라 본당 활성화가 달려있다.
그런데 사제가 본당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소수의 의견을 전체의 의견으로 단정 지어버리거나 개인의 경험을 중심으로 강요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로 열심히 할수록 본당의 활기는 사라지고 정신 승리만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면담은 이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공동체의 상황을 보다 다각도로 바라보며 구성원의 성향과 수준, 관계 등을 확인하며 6개월 혹은 일 년의 계획을 잡고 현실적인 성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이다.
단, 어떤 좋지 않은 일이 생긴 후에 하는 면담만 진행했다면, 면담은 혼내는 일 혹은 부정적인 이미지만 생기는 조심하자. 또 성당 교리실 혹은 사무실에서 이루어지는 면담은 상대를 경직되게 만들 수 있어 꾸며낸 이야기 혹은 듣기 좋은 소리만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나들이 혹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분위기를 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체 면담을 하면 누가 발언을 주로 할까?
개개인의 생각과 의지가 있어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발언을 아끼게 된다. 또 나이가 많거나 활동 기간이 긴 사람들의 의견으로 모아지는 위험성도 있다. 자연히 단체의 활성화나 변화, 성장은 어렵고 기존 체제의 유지에만 급급해진다. 열심히 하지만 사람은 점점 더 줄어들게 하고 서로 지쳐가게 된다.
또 새로운 사람들이나 소수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해 청년 연령이 높아지고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신앙이 아닌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악순환의 시작이 된다.
개별 면담을 하면 무엇이 좋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여기서 개별 면담이라고 하는 것은 일대일 만남도 좋지만 청년이 많고 사제가 시간이 없다면 2-3명을 모아서 면담을 해도 좋다. 단, 이때에는 비슷한 연령이나 성향을 가진 그룹을 만들어서 모아야 한다.
면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좋은 점은 많다. 우선 각 개인의 생각과 신앙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어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음으로 사제와 관계가 형성된다. 그저 멀리 있는 존재가 아닌 신앙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영적 지도 가능) 또 사제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구심점을 만들 수 있다. 각 개인에게 사목 방향을 설득하고 알려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차기 단체장이나 임원단을 구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보이는 모습과 실제 모습과 생각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면담을 할 때 우선 단체장을 만나고 이어서 단체원을 돌아가면서 만난다. 면담이 다 마치고 나면 다시 단체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목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 좋다. 자칫 개별적인 설득의 시간만이 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보의 집중으로 사제의 갑질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와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다음으로 여성과 만날 때에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가능하면 여성의 경우 일대일은 피하는 것이 좋고 면담의 장소와 대화의 주제가 차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타인이 오해를 할 수 있는 장소나 접촉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면담의 시간이 사소한 잡담이 되지 않도록 시간을 한 시간 혹은 두 시간으로 정해두고 하는 것이 좋다. 시간적 한계가 없으면 상대도 부담스러울뿐더러 면담의 목적을 잊고 그저 사람을 만나서 즐기고 노는 자리로 변해버릴 수 있다.
면담은 신앙 성장을 위한 방법이지 자기 욕심을 위한 시간이 아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면담의 주제와 방향성은 이것이다.
1) 성당에 와서 얻어 가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고 소비하거나 지친다면 어떤 점 때문인가?
2) 사제인 내가 신앙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주로 교육 프로그램이나 주제)
3) 내년에는 내가 임기가 다 되어 떠나게 된다. 다음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과거 시스템으로 복귀? 꾸준히 성장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공동체에게 맡기고 마지막 한 달 정도 체크해주고 알려주기? 등)
출처 : 서울대교구 이승화 시몬 신부님의 사목연구소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iamlsh/221586530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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