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청년사목
2년전 본당에 발령을 받고 부임했을때, 청소년 사목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았다. 서류상에서 발견한 숫자는 청년 22명이었다. 부서 활동 인원이 전례부 8명에 찬양부(밴드) 4명이라 뭔가 숫자가 맞지 않아 찜찜했지만 이정도 인원이면 충분히 더 많은 사람이 모여 함께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가득했다.
그런데 웬걸...
본당에 와서 한달이 지나기도 전에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매주 나오는 청년은 전례단5명에 찬양부 3명뿐이었던 것이다. 당장 한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본당 전례에 차질이 벌어졌다. 해설 1명에 독서 2명 그리고 복사 2명이라 언제나 모두 참여해야 했고 한찬양팀 역시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그리고 2020년 현재, 청년 인원은 작년 6월에 최고점을 찍고 지금까지 꾸준히 하향세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인원은 28명. 기록으로만 보면 청년은 조금만 늘어날 꼴이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매주 혹은 한달에 3번이상 나오거나 2번 이상 봉사를 하는 인원 숫자이기 때문이다.
2017년 사목 통계에 청년 22명이지만 실제 인원은 8명.
2019년 사목 통계에 청년 28명이지만 실제 인원은 28명.
무슨 차이일까?
보고를 할때 기준에 대한 차이였다.
2017년 당시에 22명인데 실제 인원이 8명이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청년이지만 주일학교 교사를 하는 청년도 본당 공동체의 청년이다. 당시 중고등부 3명에 초등부 3명이 청년이었으니 6명이 청년 인원에 첨가된다. 또 매주 못나오거나 한달에 1-2번만 나오는 청년 혹은 사정상 잠시 쉬는(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6개월) 청년들을 포함하면 22명의 청년 인원이 나온다.
2019년 청년 통계에 2017년의 방식을 도입하면 숫자는 달라진다.
청년 단체 활동 인원인 28명인 상태에서 주일학교 교사 중 겹치지 않는 인원이 초등부 3명 중고등부 4명이 추가되어 35명이 된다. 거기다 단체 활동은 하지 않지만 성서 공부를 하는 인원이 추가되면 대략 40명의 인원이 된다. 마찬가지로 인원이 가장 많았던 2019년 6월에는 50명 가량이 되었다.(이후 청년 성서 공부를 마무리하라는 주임 신부님의 지침에 따라 하반기는 청년 성서 모임이 없어지고 본당 청년이 다른 본당 혹은 센터에 가서 공부를 했다)
결과적으로 실제 활동하는 인원은 3-4배가 늘었다.
이 사실은 무엇을 알려줄까?
첫째, 본당 사목 방침의 방향성이 달라진다.
청년이 적어 공동체 유지에도 힘들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정책을 삼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청년 예비자 교리, 청년 성서 공부 등이 있다. 만약 청년이 많아 한달에 2번 정도만 봉사를 할 수 있다면 심화작업을 들어가야 한다. 기도 모임이나 신자재교육, 봉사자 교육 및 전례 교육 등의 방향을 잡으면 도움이 된다. 이렇게 되면 신앙의 입문 과정(예비자교리, 성서 공부 등)과 심화 과정이 자리를 잡으며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본당 공동체가 된다.
둘째, 사목 현장 파악에 따른 자세가 달라진다.
숫자상 사람이 많다면 안심하게 된다. 실제 현장과 데이타의 차이는 사목자와 단체원의 온도차이를 드러낸다. 사목에 대한 관심과 신경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숫자 안에 담겨 있는 진실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곧, 매주 꾸준히 오는 단체원, 한달에 1-2번만 가능한 단체원, 활동하지 않고 미사만 드리는 인원. 이렇게 구분할 수 있어야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며 운영을 할 수 있다. 만약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 믿고 운영하면 사목자와 단체원의 온도차는 점점 더 커져 서로가 부담만 커지게 된다. 사목자는 열심히 해도 변하지 않는 단체를 볼 것이고 단체원은 새로운 정책을 받아들이기 급급하다 번 아웃 되어버린다.
“청소년 사목 통계 자료는 매우 소중한 지표가 된다. 하지만 지표를 제대로 읽을 수 있어야 의미가 담긴다."
출처 : 서울대교구 이승화 시몬 신부님의 사목연구소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iamlsh/2217587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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