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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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개인의 삶에 관한 질문]
당신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주일이 아닌 평일의 삶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정말 쳇바퀴 같은 일상이에요. 학교에서 실험실 생활을 하니까요. 출근해서 교수님 전화 오면 받거나 업무 처리하고 제 연구하다가 강의 듣고, 연구하고. 그러다 밤 11시 돼서 퇴근하고요. 가끔 약속 있으면 친구들 만나고, 요즘은 창세기 모임하니까 봉사하러 가고요. 그리고 정말 공부를 도저히 못하겠다 싶어서 못하겠다고 하면 평일미사를 보러가거나 그래요. 평일에는 패턴이 똑같은 거 같네요.
사회에서 공동체라고 느껴지는 단위의 모임이나 조직이 있나요?
실험실 단위까지요. 실험실원이 5명이에요. 여기까지는 공동체라고 느껴요. 온종일 같이 있고, 나이가 아래위로 두세 살이라 나이 차이도 적은 편이고요. 저한텐 성당 사람들처럼 편한 사람들이거든요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인 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끼세요?
필요한 것 같아요. 이게 나한테 좋은 영향을 주든 그렇지 않든 필요는 해요. 혼자 있으면 나밖에 못 보잖아요. 다른 사람을 봐야 이런저런 모습도 보게 되면서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고요. 공동체는 필요한 것 같아요. 얘기를 들어줄 창구가 있다면 굳이 공동체일 필요도 없을 것 같은 데...일단 공동체라고 묶여 있는 친밀감이 있는 조직 내에서 더 깊은 얘기들이 오가니까요. 저도 그런 곳이 없다면 어딘가에 말할 곳이 없어서 힘들 것 같아요.
사회에서의 공동체, 신앙생활 하면서 속하게 된 공동체와 어떤 차이점 느끼는지?
음…. 분명히 다른데, 뭔가 다른 것 같다는 게 애매해요. 느낌도 확실히 다르고요. 받는 영향도 다른 것 같은데 콕 집어 말하기가 그러네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성당 쪽이 마음이 관대한 것 같아요. 성당은 일단 일을 하려고 모인 곳은 아니니까요. 실험실에서는 업무처리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게 있죠. 성당에서야 행사를 어떻게 하든 상관없으니까. 실험실에서는 최소한의 업무처리를 해야 하고 일을 하는 게 있으니 나누는 이야기, 삶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크게 깊이가 다른 거 같지 않아요.
사회와 성당에서의 활동에서 채워지는 깊이가 있는지?
요즘은 청년회 나가기가 힘들어요. 청년회를 나가면서 에너지를 쏟는 느낌이 들어서요. 내년에 맡은 자리가 있어서 그런지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 때문인지, 성당은 공동체라는 느낌이 강 하니까 자꾸 내어줘야 할 것 같고, 오히려 실험실에서는 좀 더 ‘받는 것’ 같은 느낌? 그걸 바라는 것 같고요. ‘네가 열정이 있어서 잘하잖아.’ 이런 느낌은 제 에너지가 소진되는 기분이기도 해요. 좀 쉬어가는 타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근데 성당을 안 갈 수도 없고 주변에서 좀 쉬라고 해도 오히려 불편하고. 아무도 부담 안 주는데 어느 순간 내가 부담스러워하면 힘든 것 같아요.
당신은 어떤 고민이 있나요? 어떤 상태가 되면 그 고민이 해결될 것 같나요?
광범위한 고민이오? 신앙이든 뭐든 떠나서라면…. 사실은 요즘 성당 가기가 싫어요. 저번 주에 제가 처음으로 성당에 가서 미사를 안 봤어요. 회의도 있어서 가야 되는데 정말 미사 드리기가 싫은 거예요. 그래서 교리실 어둑한 데 구석진 데 숨어있었어요. 요새 마음도 힘들도 몸도 피곤 하고 여러 가지 일로 지치는데, 저기 성전에는 착한 사람만 앉아있어야 할 것 가고, 십자가 앞에 서는 죄송하다는 말만 해야 할 것 같고, 착한 사람들만 앉아 있는 것 같고…. 일상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사람이 될 거라는 걸 아니까, 제가 마치 위선자 같은 거죠. 이때까지 머리로 알던 건 주님이 그러실 분이 아니라는 거 알지만 성전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어요. 시간이 지나야지 해결될 수 있을까요?
그럼 신앙적인 문제로 고민이 많고 힘들 때 기도 요청이나 주변에 도움을 구한 적이 있나요?
기도 요청은 쑥스러워서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지나고 나서는 그랬어야 했나 하는데 제가 그 상태일 땐 정작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청년회 내에서도 대충 눈치는 채고 있겠지만 ‘쟤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는 상태에요.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신앙이 도움 되는지요?
신앙 안에서의 고민이기 때문에 사실 이 질문이 성립되는 게 조금 다른 맥락일 수 있지만, 그래도 신앙이 도움되는 것 같아요. 신앙이기보다 신앙공동체가 힘이 되니까요. 만약 제가 청년회를 하지 않았고 부회장을 안 했다면 안 나왔을 것 같아요. 어떻게든 꾸역꾸역 하긴 하는데 그 끈이 있다는 거요.
요즘 생활하며 당신의 기분, 감정과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곤, 지침, 도망가고 싶다...? 몸도 힘들고 마음이 지치니까 공부가 안되고요. 평일의 삶이 주일에도 미치는 거 같아요. 의욕이나. 실험실 친구랑은 부딪히고 싸울 일이 없는데, 청년회 안에서는 오히려 더 잘 알던 사람들이니까 마음 상할 일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이게 내 평일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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