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청년사목
[청년에게 전하는 사제/ 수도자의 질문]
(B 신부님)
① 천주교 신자로서의 의미, 하느님의 자녀로서 나 스스로가 신앙인이란 존엄성과 가치, 자존감을 가지고 있나요?
② 천주교라는 신앙이 나의 현실과 삶에 힘을 주고 희망을 주나요?
네, 확실히 느끼는 것 같아요. 성경 말씀 속에서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고요. 그래도 신앙인이니까 삶의 가치가 그런 데에 있는 건 아니냐고 얘기를 많이 하죠. ‘우리가 그냥 져주자’라고 얘기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밖에 있는 사회단체도 아니고 성당 안에서 만나는데, 우리가 좀 더 사랑하고 나아가자고 해요. 또 여기서 끝낼 게 아니라는 걸 자주 얘기하는 편이에요.
생명의 존엄성과 관련해서는 교회에서 말하는 옳은 가치관 때문에 낳고 나면 그걸 지켜줄 수 있는 사회인가요? 피임, 낙태 등 무조건 생명의 존엄성 때문에 낳으라고 하고 교회에서 키워주나요? 그들을 책임지고 도와주려고 하는 적극적인 의지는 있는가, 미혼모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만 취할 게 아니라 그 시선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자살이든 뭐든 얘기를 하고자 한다면…. 취업에 몇 년째 고배를 마셔서 도저히 부모님 낯을 뵐 자신도 없고 친구 관계도 다 끊긴 사람에게 찾아가서 ‘하느님을 사랑이십니다.’라는 말만으로 위로할 수 있으시냐고요. 틀린 말은 하나 없지만, 너무 틀린 말이 하나 없는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좋은 말만 있는….
(A1 신부님)
교회가 청년 여러분들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나요?
첫 번째 질문과 사뭇 다르네요.(웃음) 그것도 막상 그렇게 물어보니 잘 모르겠네요. 강론 때 라도, 청년미사 강론 때라도 저희에게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성당 못 가거나 할 때 사목자이기에 할 수 있는 얘기도 있지만, ‘너희의 상황도 그렇구나’,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라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성당에는 다양한 연령대가 있잖아요. 보통 본당 사목회에 계시는 어른들은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계층이 있잖아요. 그러니 그런 분들에게 신부님이 ‘청년들을 만나 니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얘기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정작 성당에서조차 바깥에서와 다름없이 청년들을 소비하니까요.
(A2 신부님)
① 신앙생활과 현실생활 간에 괴리감은 어느 정도인가요?
② 그 괴리감은 어느 순간에 느껴지며 그 느낌은 어떠한가요?
저는 직장 다니시는 분들과 다르게 학교에 있어서 그 괴리감이 좀 덜한 것 같아요. 본당에 가톨릭 재단 병원에서 일하는 언니가 있는데, 그 괴리감이 상당하더라고요. 거기 수녀님이 그 언니가 천주교 신자라는 걸 알고 봉사를 원하시는 거예요. 그럼 정말 직장과 신앙이 함께하길 바라시는 데 그건 아니니까, 그런 괴리감. 그 느낌이라면 절망하더라고요. 왜 가톨릭 재단에서 일하면 냉담자가 나오는지 알 거서 같아요. 신앙에서 요구하는 걸 현실에서도 요구하는 것들이라는 게 거긴 특히 부각되어 나타나는 거죠. 모든 청년이 그에 대입하면 같지 않을까. 현실에서의 기준과 신앙에서의 기준이 다르니까요. 이 잣대를 여기에 들이대면 모든 일이 다루어져야 하는데, 그렇게 따라주면 바보가 되고 불이익을 받으니까요. 내가 일을 하러 왔나, 신앙생활을 하러 왔는지 모르겠는 거죠. 사실 그건 같이 가는 게 맞는데 그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본당에서도 그렇고 바깥에서도 그렇고 신부님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하는 게, 그분들은 항상 신앙 생활 안에서 살아오니까. 현실에서는 당연하지 않고 불합리한 게 많은데, 불합리해도 좀 참고 가는 거라고 하면서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게 속상한 것 같아요. 본당 활동이든 미사든 ‘청년인데 이것도 안 하냐’라고 생각하시는 것도 있는 것 같고요. 신앙 속에서는 당연한데 현실 속에서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들이 많죠.
(S 신부님)
① 당신의 삶에서 청년회가 주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휴식하고 쉬는 곳? 생각 없이 떠들고 놀고.
② 나의 신앙과 청년회 활동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요?
신앙에서 배운 것들을 바깥보다는 실천하기 쉬운 곳? 여기서 한 번 더 여기서 노력해보고 바깥에서 실천해볼 수 있게 해주는 곳? 여기도 공동체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가끔은 부담스럽기도 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고.
(G 신부님)
여러분이 성당에서의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사제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은 것인지, 소속감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것인지?)
사제로부터의 위로만을 바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공동체가 가끔 길을 잃을 때가 있잖아요. 회장, 부회장, 청년들도 모두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게 힘든데 그때 방향을 잡아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 얘기에 귀 기울여주길 바라고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라죠. 근데 속상할 때가 우리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이렇게 할까요?’하고 제안했을 때 단순히 ‘이렇게 해라’고 관심 없어 하실 때. 사제 개인에게 위로를 받는 거 같기도 하고요 사제가 여러 관계 안에서 조율해줄 때도 있고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요.
사실은 이 셋 다인 것 같아요. 기준점을 찾아가는 과정, 가치관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 다 필요한 것 같아요. 내 가치관을 찾아가기 위해 신앙이 필요한데, 혼자 미사 가기에는 필요한 것도 있고요. 공동체도 필요하고, 같이 신앙 활동 한다는 마음을 나누는 또래, 신앙 친구들, 좋은 친구들이라는 의미도 있는 것 같고. 그냥 밖에서 만난 공동체가 아니라 신앙 안에서 만났으니 흔들릴 때 잡아줄, 함께하고 공감해줄 사제가 있으면 한 발 더 다가가기 쉬울 것 같고. 그래서 셋 다 필요한 것 같아요. 뭐하나 빠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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