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청년사목
2. 구도와 이력
“우리는 그리스도의 동료가 된 사람들입니다. 처음의 결심을 끝까지 굳건히 지니는 한 그렇습니다.” (히브 3,14)
1) 지혜, 이해, 의견, 지식(성령의 은사) - 말씀, 연구, 학습
말씀으로 힘을 얻고, 더 깊이 탐구하고 싶은 열망은 스승 예수의 제자로 살고 싶은 저희가 가장 목마른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사회교리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다방면의 영성과 폭 넓은 신심을 접해보자고 다짐했죠. 학문으로서의 신앙과 종교를 넘어 새로운 영역을 탐해보는 만남이기도 했으며, 저희가 뒤따르고 싶은 그리스도인들과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선을 이어온 연구의 시간을 굵직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교종 프란치스코의 첫 회칙인 『복음의 기쁨』을 소리 내어 윤독하는 것으로 공부의 문을 열었습니다. 각 장, 각 항목을 읽어내려 갈 때마다 새길수록 아름답고도 굳센 메시지가 담긴 문장들과 마주했습니다. 교회의 공식 문헌을 처음 접해본 시간이자 명료한 깨우침을 주는 파파의 말씀 덕에 사회교리 안으로 함몰되지 않도록 이끌어준 했습니다. 삶 속 생활의 연계해 생각해보며 서로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아갔고, 저희 연구의 공식적인 첫 교재로서 앞으로의 활동에 명백한 울림을 준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이어서는 가톨릭일꾼운동을 통해 알게 된 '도로시 데이'와 '환대의 집'에 흠뻑 매료되어 『빵과 물고기』를 노크했습니다. 현대사회 속 타성에 젖어 세속에 물들어 사는 저희에게는 환대의 영성을 실천하며 살았던 그녀의 삶이 충격적일 정도로, 큰 혁명적 일깨움을 전해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가톨릭 청년 사회교리서 『DOCAT』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선주문을 해서 책을 기다렸던 시간도 여전히 설렌 기억입니다. 교회와 사회, 가정, 인간의 노동, 정치, 경제, 평화, 환경 등의 분야별 질문, 답변들에서 교회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새기며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영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가톨릭청년보고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는 교계 평론지『가톨릭평론』2016년 5,6월호에서 다룬 ‘청년 특집’에 실린 4편의 글을 함께 읽어보았는데요. ‘가톨릭 청년’으로서 당사자인 저희가 교회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며, 이 자료집 제작으로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계속해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활동의 맥을 함께 한 연구의 흐름을 따라와 봅니다. 이 모두는 활동의 근거가 되는 공부이자 활동의 방향을 잡아준 토대이기도 한데요. 그렇기에 앞으로 저희가 이어갈 공부의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의 조언을 새겨듣고자 합니다. 권하고 싶은 책이나 자료가 있다면 언
제든 귀띔해 주십시오.
2)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연대와 행동
사회 속 여러 현장과 길 위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필요로 하는 많은 이웃들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함께 있다"(마태 18,20)고 하신 그분을 더욱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연대가 필요한 이들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몸과 마음으로 응원하는 자리였고,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봉사로 참여하며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4.16안산 기억과 약속의 순례길에서, 6.11밀양할매길 걷기와 기억문화제에서, 거리· 추모· 시국· 천막·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에서, 그리고 시국 촛불집회에서 작게나마 마음을 보탤 수 있어 뜻 깊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 모두가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자리라면 언제든 저희가 함께하겠습니다.
“자비의 복음과 인간 사랑으로 인도되는 교회는 정의를 요구하는 울부짖음을 듣고 있으며, 온 힘을 다 기울여 그 부르짖음에 응답하고자 합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훈령 「자유의 전갈」, 1984.8.6., Ⅺ, 1항, 『교회와 사회』, 651면, AAS 76(1984), 903면.)
3) We pray for them - 기도와 사랑
“저는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을 위하여 빕니다. 이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요한 17,9)
로널드 롤하이저는 <거룩한 갈망>에서 그리스도교 영성의 기본 요소들로 영성 생활에서 양도할 수 없는 네 개의 불기둥을 이야기합니다. ‘충만함과 균형을 향하여’— a) 개인의 기도생활과 도덕성, b) 사회정의, c) 따뜻한 가슴과 정신, d) 진정한 예배의 핵심적 요소인 공동체 —이렇게 네 가지를 말하고 있는데요. 저희도 균형 잡힌 영성생활을 하기 위해 모자란 것을 채우고 뿌리가 되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무엇보다 각자가 속한 교회 공동체의 본당 청년회에서 활동하며 하느님의 얼굴을 공동으로 찾는 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회정의를 실현하고자 뜻을 모아 활동 공동체로 뭉친 저희가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인 ' 기도 생활과 도덕성', '따뜻한 가슴과 정신'에 충실하고자 서로를 독려했지요. 그 중심에는 기도와 사랑을 배워 그것을 삶에서 녹여내고자 청했던 시간들, 감사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하루에 수시로 감사를 청해보려는 열망과 반복적인 훈련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의 도움으로 진주에서 열리는 젊은이 기도학교에 함께하며 기도를 배우고 잠겼던 시간은 큰 은총이었습니다. 부산 동래에 있는 분원에서도 안드레아 가스파리노 신부님의 책 <기도와 사랑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다>를 읽고 기도모임을 통해 기도 훈련을 연장하며 그 끈을 놓지 않도록 이끌어주었습니다. 아직은 서툰 걸음이지만 기도의 여정에 초대된 저희가 그 필요성과 당부를 머리로, 가슴으로 익히며 더욱 깊이 알고자 합니다. ‘기도의 힘없이는 불가능한’ 사랑을 더욱 강렬히 맛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숱하게 발생하고 있는 투쟁의 현장, 거짓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을 보며 화와 증오심으로 가득할 수 있는 저희 마음을 잠시 멈추어 바라봅니다. 이제는 가슴 아픈 상황과 처절하게 들끓는 분노 앞에서도 기도할 수 있게 되길, 사랑의 마음으로 기도로써 그 상황을 바라보길 청해봅니다.
‘구티에레즈는 (…)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사명은 사랑과 정의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며 우리의 행동은 분노와 죄책감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로널드 롤하이저, <거룩한 갈망>, 24쪽.)
‘복음은 따뜻하고 감사에 넘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계명을 지키고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한다.’ (로널드 롤하이저, <거룩한 갈망>, 24쪽.)
3. (나가며) 열매
사회교리로 뭉친 청년들 ‘사교뭉치’가 이렇게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저희는 가진 것이 많거나 다른 이들보다 능력이 있어서 이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시고 가르치신 대로 사랑을 행하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그 걸음의 곁에서 말과 눈빛으로 함께해주십시오. 이 길을 함께 걷는 저희와 가톨릭 신앙 안에서 힘을 얻고자 하는 저희와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힘들어 지쳐 스러질 때 언제고 주님의 사랑으로 힘을 얻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교회의 청년들을 부디 함께 기억해주십시오.
“젊은이들도 피곤하여 지치고, 청년들도 비틀거리기 마련이지만, 주님께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고, 독수리처럼 날개 치며 올라간다.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모른다.” (이사 40,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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