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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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개인의 삶에 관한 질문]
당신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주일이 아닌 평일의 삶에 대해 말해주세요
: 몹시 바쁩니다. 저는 일단 형식적으로는 대학원생이고요. 아르바이트를 4개하고 있습니다. 퓨리터족입니다. 일하는 시간이 적어서 아르바이트 4개에 대한 부담이 적지만, 아무래도 일하는 시간에 많이 투자되는 건 사실이고. 내가 일을 하는 이유는 처음엔 용돈을 벌려고 하는 거였지만, 지금 내 나이가 서른이니까 내 친구들이 회사에 다녔으면 대리급이라는 거지. 대리급이면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게 있을 텐데. 근데 나는 그냥 대학원생이야.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혼도 할 건데. 결혼자금도 필요하고. 근데 정말 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니까. 어느 순간 서른이란 나이가 되면서 조급해지는 거지. 수입이 없는 나 자신에 대해서. 저축에 대해서 자격지심도 느껴지고. 내가 만일에 대학원을 안 오고 직장을 가졌다면 조금 상황이 달라졌겠지? 어쨌든 지금 상황에선 나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
그럼 일주일 루틴을 조금 설명해줄 수 있나요?
: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7시 반에 나와서 9시부터 11시까지 근무를 합니다. 월요일은 하루 종일 과제를 하고, 화~목은 그 일을 마치고 1시간 걸려서 보수동 가서 일을 하고, 화요일 수요일은 대학원 가서 수업을 듣고, 이게 10시에 마쳐요. 목요일 금요일은 과외가 있고, 금요일은 교육봉사시간을 채워야 해서 4시간씩 해야 하고, 이걸 마치면 과제를 해요. 토요일은 11시에 마치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갔다가 과외를 가고, 일요일은 과외를 갔다가 또 다른 아르바이트를 갔다가 성당을 와요. 항상 일은 뭘 그만두는 게 최선일까 생각하죠. 다 제가 아르바이트이기 때문에. 계약직과 다름없기 때문에. 2개 정도는 한 달 반 안에 정리가 되지 않을까 해요. 그럼 조금 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 지금 제 일상은 일과 일 사이의 이동시간만 존재합니다.
사회에서의 공동체의 필요성은 느끼는 편인가요?
: 필요성은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한 건 막상 구체적 질문을 받으니까 없다고 한 건데. 막역하게 일상을 생각해 봤을 때 모든 모임이 공동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내가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단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거. 도울 수 있는 거면 돕는 거고. 같이 한다는 느낌이 좋은데 현실적으로 그게 안 되니까.
당신은 어떤 고민이 있나요? 어떻게 하면 그 고민이 해결될 것 같나요?
: 외로워요. 친구 관계가 좁아지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드니까 타지로 가는 친구도 많아지고 결혼할 친구도 많아지고. 내 일상이 바빠지니까 친구와 만날 시간도 줄어들고.
외로움은 어떤 상태가 되면 해결될 것 같나요?
: 별로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데. 요즘 외로움에서 가장 힘든 건 내 상황을 내가 스스로 인지했을 때. 서른이잖아요. 직업 없어요. 모은 돈 없어요. 친구 없어요. 가족의 노후대책은 어떡하지? 평소에는 이런 압박을 느끼지 않아서 괜찮은 데, 이따금 그런 압박이 다가올 때 이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기분? 그냥 세상에 혼자 있는 기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해결이 되겠지만, 해결책은 신앙에 의지하고 있네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신앙을 통해서 얻는다는 거죠?
: 우리가 항상 성당 가면 듣는 말 있잖아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함께 있겠다.” 그 말이나. 요구하라고 바라면 내가 들어주겠다고. “이 신앙이 약한 자야, 무엇을 두려워하냐”란 말도. 이제 신앙이 있으니까 그런 마음이 들죠. 예전에는 될 대로 되란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 그 믿음이 확고할 때는 두려움 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
지금 당신의 감정과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외로움. 이유는 아까와 같아요.
함께 청년회 활동을 하는 사람 중 그만둔 사람이 있는지. 그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 활동을 그만두게 되었는지 본인의 시선에서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 취업해서 가거나 결혼을 해서 가면 긍정적으로 그만두게 되는 거고 대부분은 부담감에 힘들어서 그만두는 거죠. 직책에 힘들어서 가시는 분도 있고, 회원 간에 트러블로 가시는 분도 있고.
당신이 보기에 왜 교회에 청년들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 같나요?
: 그걸 알면 우리가 지금 고민할 이유가 없죠. (웃음) 일단 모태신앙이 아니고, 성당을 이후에 온 분들이면 ‘성당을 가면 이럴 것이다, 성당 다니는 사람들은 이럴 것이다, 조금 다를 것이다’란 마음이 있으신 것 같은데. 우리는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을 닮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이지 예수님은 아니잖아요. 성당에 오시는 분들은 세상과 다른 모습을 기대하며 오는 것 같은데 세속과 다른 모습에 실망을 많이 하는 거 같고. 그들은 미사만 보고 싶은데 청년회에 오라고 하는 말도 부담이 될 것 같고.
청년회에는 왜 자꾸만 줄어들게 되는 거 같나요?
: 기존에 계시는 분들의 커뮤니티가 너무 단단해서 자기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천주교 신자로서의 의미, 하느님의 자녀로서 나 스스로가 신앙인이란 존엄성과 가치, 자존감을 가지고 있나요?
: 네. 나쁜 생각을 할 순 있는데 그걸 행동으로 옮기기까지의 망설임이랄까. 무언가 유혹이 생겼을 때 ‘그래도 신앙인이잖아’라며 고민할 때.
한 번 더 신앙이란 잣대로 고민을 한다는 거죠?
: 네. 묵주반지를 보면서 ‘나는 신앙인이다’라고 스스로 되뇌게 되고요.
천주교라는 신앙이 나의 현실과 삶에 힘을 주고 희망을 주나요?
: 힘들 때나 내가 약해졌을 때 제게 힘이 되는 구절을 봐요. 늘 힘이 되고 희망이 되죠.
교회가 청년 여러분들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나요?
: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거? 세상의 잣대로 청년을 배척하는 거? 하느님은 평가 없이 다 받아주시잖아요. 잣대로 평가하는 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 제일 먼저 청년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앙생활과 현실 생활 간에 괴리감은 어느 정도인가요? 그 괴리감은 어느 순간에 느껴지며 그 느낌은 어떠한가요?
: 저는 개인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너무 기도가 안 되고 있고. 성당에서는 기도에 집중이 잘되고, 기도도 잘되는데. 현실에만 나오면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일상생활에서 기도가 안 될 때 괴리감을 느끼죠. 일상적인 기도가 나의 현실생활에서 기도할 수 있는 습관이랄까 여유가 나지 않을 때. 분위기랄까 그런 장치가 만들어지면 기도가 편한데 세상에서 현실에서 생활하면 나태해질 때요.
[청년이 교회에 전하는 질문]
청년의 입장에서 교회에 하고 싶은 질문이 있나요?
: 신부님들이 직접 생각하기에 사제라는 직책이 본당 내에서 너무 높이 있다고 생각하시진 않는지. 분명히 낮아지라고 했는데 너무 떠받들어지는 것 같아서. 본인이 너무 높아져 있다는 생각을 했는지 낮아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는지. 평신도가 보기에 사제 사회가 너무 위계질서가 심한 것 같은데. 군대보다도 더. 전통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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