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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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식별의 예술 (아름다움)
식별을 위한 환경을 보장해주는 교회
다양한 영적 전통의 무수한 의미들
104. 부르심을 받은 사람의 식별 과정을 돕는 차원에서 성소 동반은 핵심적입니다. “식별”이라는 표현은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그 의미는 서로 밀접하게 유사합니다. 일반적으로 식별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과정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리스 도교 전통의 전형적인 의미이며 우리의 목적과 관련된 의미로는 어느 사람, 단체, 혹은 공동체가 그들에게 주어진 상황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고 따르려 할 때 이루어지는 영적 움직임을 뜻합니다.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은 간직하십시오”(1테살 5,21). 식별이란 성령의 목소리를 깨닫고 그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한 것이기에 예수님의 삶 안에서도 볼 수 있던 필수적인 자세였으며, 하나의 특정한 행동이었다기보다 근본적인 태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 식별이라는 주제는 시대별로 강조된 은사적 감수성과 역사의 흐름에 연관되어 다양한 차원들에서 논의됐습니다. 시노드 기간 중 우리는 언어 차이의 제약을 받지 않는 몇몇 공통적인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삶과 역사에 현존하시는 하느님, 하느님의 움직임을 깨달을 수 있는 여지, 기도의 삶, 성사와 고행의 역할, 하느님의 말씀에 끊임없이 매달리는 것, 확신에 찬 자유, 일상생활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 적절한 동반의 중요성 등입니다.
말씀과 교회의 중심에서
105. “믿음의 행동 안에 뿌리 내린 내적 태도”라는 관점에서, 교회는 모든 사람을 이미 그들의 삶과 마음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주님과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명을 중심에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회는 각 사람이 성찰과 기도 안에서 그들의 성소를 찾을 수 있도록 신뢰와 내적 자유의 환경을 제시합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구체적인 기회를 주며, 하느님 말씀의 빛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과 나약함을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다양한 삶의 길을 걷는 사람과 마주하게 되는 기회를 통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도 합니다. 가난한 이들과 만남으로써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며, 성사, 특히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기 위한 여정 안에서 그 사람을 성장시키고 지탱해 줍니다.
모든 식별 과정 안에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만이 아닌 공동체의 측면이 암시되어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공동체는 그 구성원 개개인의 영적 체험을 통해서 성령께서 공동체에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경청해야 합니다. 모든 신자들과 같이 교회도 항상 식별의 과정에 있기 때문입니다.
식별 안에서 양심의 역할
마음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
106. 식별은 모든 사람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것에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쓰이는 “마음”이라는 단어는 지속적인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임과 동시에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선택의 기준이 되는, 인간의 내면 중심점을 가리킵니다. (시편 139장 참조) 성경은 개인의 관점도 고려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적 관점도 강조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예언자들이 약속한 “새 마음”은 개인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전통과 구원의 역사에서 믿는 모든 이들, 이스라엘 백성 전체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에제 36, 26-27 참조). 복음 말씀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하시고, 도덕적 삶을 사람 마음의 중심에 두십니다(마태 15, 18-20 참조).
그리스도인의 양심
107. 바오로 성인은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여 성경 안에서 나오는 마음에 대하여 이야기를 “양심”이라는 단어와 결부시키고 있습니다. 양심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와의 만남과 친교의 열매 즉, 구원을 통한 변화와 새로운 자유를 받아들이는 열매를 얻습니다. 그리스도교 전통은 양심을 하느님과의 특별한 친밀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그분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라고 강조합니다. “양심은 인간의 가장 은밀한 핵심이며 지성소이다. 거기에서 인간은 홀로 하느님과 함께 있고 그 깊은 곳에서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다.” 이 양심은 일시적이거나 피상적인 감정이 아니며, 간단한 “자기의식” 같은 것이 아닙니다. 양심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내면 안에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어떤 초월적 존재가 현존한다는 것을 증언합니다.
올바른 양심 형성
108. 올바른 양심의 형성은 온 생애에 걸쳐 이루어지는 여정입니다. 이 여정 안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선택의 바탕이 된 기준들과 그분 행동에 담긴 의향들을 본받으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키우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필리 2,5참조).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양심의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성장을 도와주는 침묵의 시간과 깊은 기도를 통한 말씀에 대한 관상, 교회의 성사와 가르침으로부터 얻는 힘이 필요합니다. 이와 동시에 양심 성찰을 통해서 인식할 수 있는 선행의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의 모범이자 먼저 앞장서서 간 지혜로운 분들의 모범을 보면 양심 성찰은 그저 우리의 죄만을 알아차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과 우리 개인 역사의 사건들 안에서 하느님의 활동을 깨닫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이 가진 은사들과 한계를 차분히 받아들이는 것을 도와주며, 그로 인해 우리 삶의 전반적인 방향을 정립해 나가기에 필요한 조심성과 예지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어린 솔로몬은 다른 그 무엇보다 이 은사를 청했습니다(1열왕 3,9 참조)
교회적 양심
109. 모든 신자 개개인의 양심은 교회 공동체의 양심과 항상 결부되어있습니다. 즉, 교회의 중재와 교회가 주는 신앙의 전통을 통해서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나는 하느님의 진짜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적 식별에 있어서 양심의 역할을 핵심적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모든 선을 알아야 할 의무가 있고, 주님이신 예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 안에서 현명하고 책임감 있는 결정들을 내려야 합니다.
식별의 실천
주님과의 친밀함
110. 주님과의 만남은 마음 깊은 곳에서 이루어지므로, 식별은 하나의 진심 어린 기도의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식별을 위해서는 일상생활 안에서든지 아니면 피정이나 영신 수련, 성지 순례와 같은 특별한 시간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 것, 공동체 함께 하는 렉시오 디비나, 일상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형제애, 그리고 성사, 특히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통해 우리는 주님과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님과의 친밀함은 신중한 식별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마음의 자세
111. 성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선 우리 마음에 몇 가지 특정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먼저 침묵과 고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비우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삶 안에서 질서를 잡으려는 의지에서 비롯한 자기 인식과 자기 수용, 참회의 자세와 더불어 오로지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선택하고자 하는 내면의 자유를 되찾기 위해 마음에 존재하는 방해물을 떨쳐버리고자 하는 자세입니다. 좋은 식별은 우리의 마음의 움직임을 깨닫고 그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름 붙일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식별은 영적 투쟁에 뛰어들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걸어가야 할 식별의 길에는 악의 유혹과 방해물이 항상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동반의 대화
112. 다양한 영적 전통은 좋은 식별은 영적 지도와의 정기적인 만남과 함께 이루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겪고 체험하는 것들을 말로 풀어낼 때, 우리는 그것을 더 명확하게 알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동반하는 영적 지도자들은 교회의 모성애를 가진 중재자로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요소를 알려주는 책임자로서 활동합니다. 이 섬세한 작용에 대해서는 바로 이전 장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결정과 확신
113.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은 식별을 삶의 방식으로 삼았습니다. 이런 삶의 태도는 우리가 불확실성을 넘어 책임감을 지니고 결단을 내릴 수 있게 이끌어줍니다. 그렇기에 식별의 과정은 개인의 삶에서나, 공동체, 기관의 일상에서 무기한으로 지속될 수 없습니다. 식별을 통한 결단을 내리는 것과 동일하게 중요한 요소는 그 결단을 우리의 일상생활 안에서 실천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상생활 안에서 내면의 소리를 통해 울리는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다양한 영적 전통은 공동체의 삶과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자기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한 시험이자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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