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청년사목
(Z 수녀님)
① 평소에 마음을 나눌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나요?
② 어떤 고민이나 어려움들이 있나요?
지금처럼 불신이 가득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 놓는다는 게 어찌 보면 약점을 잡히는 일이에요. 그렇다 보니, 마음을 털어놓게 되더라도 그게 언제, 어떻게 나에게 모멸감으로 드러날지 모른다고 생각을 해요. 정말 친한 사이라고 해도 자신의 말하기 싫은 비밀을 말할 수 있는 대상이 거의 없어요. 저 같은 경우도 제 친구의 가정상황에 관한 큰 비밀을 몇십 년 만에 처음 알았거든요. 그 친구가 평소에 내색도 안 했고요. 오히려 그런 말을 했을 때 ‘너만 그런 줄 아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개인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느끼는 풍조가 만연하잖아요. 그리고 저는 SNS를 간간이 훑어보는 편인데요. 예를 들어 성추행이라는 것도 자신의 상처를 정당히 위로받지 못하는 사회 풍조 때문에 정작 자신의 가족들한테도 마음속 상처를 드러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혼자서 끙끙 앓죠. 저야 신앙이 있어서 묵상도 하고 기도로 드러내놓긴 하는데, 그게 아닌 경우에는 혼자 아프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요. 또 신앙에 의지를 못하거나 나쁜 쪽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죠. 저 같은 경우에는 정말 힘든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툭 까놓고 드러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두 명 정도 있어요. 생각해보니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참 복 받은 거 같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서로의 비밀을 좀 지켜주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신이 아닌 신뢰 가득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해결 될 수 있는 것 같아요.약점 잡고 꼬투리 잡는 게 아닌, 진심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저마다 자기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청년이 교회에 전하는 질문]
청년의 입장에서 교회에 하고 싶은 질문이 있나요?
앞서서 교회가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청년들을 방임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큰 간섭이 때로는 큰 걸림돌이 될 때도 있거든요. 물론 이 부분이 교회가 가르치는 가치에 어긋나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많이 지쳐있어요. 모든 청년이 다 교회에 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요. 너무 엄숙한 분위기도 좋지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청년활동을 하면서 이렇게 변했으면 하는 게 있나요?
그냥…. 본당 어른들이 청년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으셨으면 해요. 저희는 당신들의 그저 평범한 아들, 딸입니다. 기대는 많으시겠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로서 힘에 많이 부치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러니 부디 기대 많이 하지 마시고, 반절 정도만 지켜만 봐주셔도 감지덕지 할 것 같아요. ㅍㅍ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