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청년사목
[교회 내 활동에 관한 질문]
청년회 활동(교회 내 단체 활동)을 한 지 얼마나 됐나요?
횟수로 5년 정도요. 지금 24살이고 고3 끝나자마자 활동했어요. 처음엔 친구 따라 와서 세례를 받았고, 세례받은 지는 8년 정도 됐고요. 주일학교 하면서 세례를 받았어요. 중고등부 활동부터 청년회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회장도 하고 부회장도 하고 골고루 다 해봤어요.
내년에도 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아니요 못할 것 같아요. 문득 올여름에, 올 초여름쯤? 오월? 유월쯤 문득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내가 청년회 활동을 하면서 구속받는 느낌? 그렇게 구속받고 좀 억지로 나가는 느낌이 되게 많이 들더라고요. 왜 내가 청년회에 목숨을 걸고 있나? 싶을 정도로 음, 개인적 생각도 하고 싶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임기 끝나면 한동안 쉬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미사를 아예 안 나올 건가요? 아예 신앙 활동도 쉰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걱정되는 게, 음…. 저 자신도 잘 모르겠어요. 일단은 미사를 나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좀 멀어질 것 같은 느낌 있잖아요. 그런 느낌이 좀 들어요, 그래도 최대한 미사를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활동에 부담이 느껴지나요
요새 청년회들 보면 회원들 평균 연령대가 30대가 넘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언니·오빠들이 되게 많고 저도 이십 대 중반이고, 이십 대 초반 아이들이 없는 거예요. 있어도 한두 명? 거의 저희가 5년 내내 막내를 하다시피 하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 언니·오빠들한테 기를 못 펴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요. 좀 불편한 느낌도 많이 들고 그래서 싫증도 나고, 언니오빠들이 부부인 경우도 있는데 아기들도 같이 있고, 회의하는데 방해도 되고 그렇다 보니까 이건 청년회 하는 게 아니라 교사회하는 느낌?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사회생활과 같이 이어가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요?
많아요. 제 직업 특성상 일반회사원처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정해진 업무가 아니고 일요일까지 일하는 직업이에요. 그렇다 보니 허겁지겁 일요일에 일 마무리 짓고 성당에 바로 가면 너무 힘든 거 있잖아요. 부담됨? 그런 거? 미사 준비하기도 바쁘고 급하게 독서를 한다든지 기도연습을 한다든지 그런 면에서 아주 힘들죠.
바쁘게 일하고 성당 가서 미사를 드리면 마음이 어땠나요?
심적으로 너무 짧은 시간에 미사를 준비한다는 것에 부담스러운 감도 있고, 내가 2독서를 하게 될 경우엔 연습할 시간도 없이 책만 보고 바로 올라가는 경우도 많아서 제 개인기도도 할 여유도 없었던 것 같아요. 좀 많이 아쉽죠.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부담감을 느꼈던 때가 있나요?
제가 회장이 되고 직무연수를 일박이일로 다녀와서 바로 주일미사를 드려야 했어요. 그때 이제 뭔가 회장이 되었으니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해야 할까 하는 부담감으로 기분이 안 좋았어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부회장이었던 분이 미사 중에 뭔가 마음에 안 드셨나 봐요. 이후 회의시간에 제가 회장이니까 한마디 하시는데 거기에 울컥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때 엄청 부담스럽고 성당 어르신들도 아, 네가 회장이니까 열심히 하네, 하면서 칭찬해 주실 때도 부담스러웠고요. 여러 모로요. 본당 행사들도 그렇고요.
당신의 이런 삶의 고민/문제/상황을 함께 활동하는 동료들도 알고 있나요? 혹은 공유하고 있나요?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일단 제 친구는 다 알죠, 이래서 힘들고 청년회도 못할 것 같다 그런 소리까지 할 정도니까요. 다른 구성원들도 아실 것 같은데 깊이는 모르실 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까지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라서요. 이야기하면 부담스러워 하실까봐서요.
청년회를 하며 공동체라고 느껴지나요?
지금도 공동체라고 느껴요. 어제가 주일이었으니까 다들 미사 마치고 한잔하러 가잖아요. 그때 회장 언니가 술기운에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본지가 얼만데 서운하다고. 저도 마음이 많이 안 좋았어요. ‘내가 이런 존재였구나. 하는 그런 생각?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
[청년 개인의 삶에 관한 질문]
당신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주일이 아닌 평일의 삶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일-집, 일-집, 여덟시부터 여섯시까지 일하고 주문량이 많을 때는 초과해서 일하는 경우도 있어요. 야근도 하고요. 점심 먹을 때 빼고는 다 서 있어요. 서서 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고 그렇습니다. 주문량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는데 주로 평일에 쉬어요. 일 마치면 집에 가서 체력 보충하고, 시간 나면 책도 읽다가 자고 별로 달리 하는 건 없어요.
당신의 이런 삶을 본당 신부님이나 수녀님, 공동체 구성원들은 알고 있나요?
일단 청년회 사람들은 다 알고요. 가게에 놀러 오고 그러셨으니까. 그 전 신부님이랑 수녀님께서는 제가 일하고 있는 건 알고 계셨거든요? 가끔 놀러 오셨고요. 그런데 이번 신부님들이랑 수녀님들은 아직 잘 모르세요.
사회에서 공동체라고 느껴지는 단위의 모임, 조직이 있나요?
없어요. 딱히. 그래도 일하면서 좀 팀워크가 맞아야 하는데 그런 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동체라는 느낌이 안 드는 것 같아요.
사회에서 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끼는 편인가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일단 있으면 친목 도모도 하고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서요.
요즘 당신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나요? 어떻게 하면 그 고민이 해결될 것 같나요?
기술을 배워야 하는 직종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도 하고, 거의 일과 관련된 생각인 것 같아요. 내일은 어떤 업무를 해야 할까?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겠죠. 오랜 시간이 투자되어서 일을 잘하게 되면 해결되는 거겠죠? 아마.
지금 당신의 감정과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음이 아프다. 그냥 마음이 좀 아파요, 복잡한 마음이 들어서요. 일상생활이나 신앙생활에서 오는, 그래서 한쪽의 무게를 내려놓고 싶어요. 둘 다 마음이 아프지만, 일은 돈이라도 되잖아요.
함께 청년회 활동을 하는 사람 중 그만둔 사람이 있나요? 그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 활동을 그만두게 되었는지 본인의 시선에서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있죠, 한두 분 정도 오래 활동을 같이 하시다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시려고 타지로 가거나 2, 3교대 근무로 생활이 불규칙적이어서 나가시게 된 경우도 있고요. 청년회 들어오신다고 초면이신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2주 정도 오시다가 안 오시더라고요. 그런 경우 많이 본 것 같아요.
당신이 보기에 왜 교회의 청년들이 자꾸만 줄어들게 되는 것 같나요?
저희 성당 같은 경우에 청년회가 자체가 밀집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우리끼리라는 느낌이 확 오거든요, 낯선 분이 오시면 약간 경계하는 태세? 그렇다 보니 새로 오시는 분이 기에 눌려서 못 나오시는 것 같아요. 그런 경우에 눈치 보고 나가시고 또 종교적인 것에 대해 깊이 생각 안 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요. 개인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멀리하는 것 같고, 그게 이유인 것 같아요.
다른 사목들과는 달리 청년사목은 그들의 현실을 세분화해서 보지 못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얼마 전에 우나퀘라는 행사 했었잖아요. 저는 못 갔는데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니 딱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대답만 해). 예상했던 질문과 답들이 나왔데요. 그런 것에 대해 조금 서운했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자기들끼리 정한 질문에 대답, 그런 점에서 실망한 것 같고 청년들이 마이크를 잡는 것도 아니었고 동영상 하나 보여주고 끝, 이런 식이었다고 하던데요. 집중도도 떨어지고 아쉬웠다고 해요. 그래서 청년들이 마이크를 잡고 주교님이나 관계자들이 성실히 대답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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