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청년사목
지구 청년 회의를 했다.
각 본당 청년회장 및 협의회 대표(매달 단체별로 돌아가며)가 와서 본당 이야기를 나누며 하반기를 계획 잡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중, 예상했지만 반복되고 있는 고민들을 접하게 된다. 본당 차원에서 해결될 수 없는, 또 현실적인 어려움이기에 기록으로 남겨 본다.
물론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은 없다. 각 본당 상황에 따라 해결법은 다르기에 확실한 방법은 없다. 하지만 반드시 고민하고 나름의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져 살릴 수 없는 상태가 될 뿐이다.
첫 번째 고민 : 주일학교 교사회와 청년회의 관계
주일학교 교사들이 청년회로 넘어오는 경우가 적다.
이미 오랜 시간 교사를 했던 청년들은 청년회로 왔을 때 막네 혹은 어린 축에 속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조금 더 엄격한 교사회와 조금 더 자유로운 청년회 분위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교사를 오래 할 수 있으면 교사를 계속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미 학생들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20대 초반 청년이 청년회가 아닌 주일학교 교사회로만 유입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대부분 본당에서 교사회 인원이 부족하기에 활동 가능한 청년을 모두 교사회에서 확보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청년회는 점점 더 나이대가 높아지게 된다.
두 번째 고민 : 나이와 결혼 여부
청년회 나이는 어디까지일까?
서울교구 기준으로 만 39세까지다. 그러나 청년 부족으로 단체 운영의 어려움 때문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두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 담당 신부님의 나이에 따라 활동 나이 제한이 바뀌는 현상이다. 나이가 젊은 신부님이 오면 그 이상의 청년은 활동하기에 눈치가 보이고, 나이가 많은 신부님이 오시면 어느 정도 활동이 가능해진다. 활동의 정당성이 신부에 달려있다 보니 정말 운에 따라 바뀌게 된다.
심지어 서울 교구의 경우 인사 적체로 18-19년 차 보좌도 있다. 그러면 40대 중후반이 되는데, 이 경우 40대 초반도 청년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긴다. 자연히 본당마다 차이가 생기게 된다.
여기다 결혼한 사람은 활동을 해야 할까?
청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점점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러나 이 경우 부부 사이가 원만하고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부에 따라 단체 분위기가 좌우되곤 한다. 자칫 회식 장소 등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질 수 있다.
과연 미혼자와 기혼자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세 번째 고민 : 어디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이와 연결되는 문제인데, 청년회를 나가고 싶어도 문제가 있다.
40대 초중반 미혼자는 본당 내에서 갈 공동체가 없다. 대부분 레지오나 성인 단체와는 나이 차이가 10-20살 정도 차이가 나니 적응하기도 어렵다. 기혼자의 경우 주일학교 자모회나 자부회로 갈 수 있지만 미혼자나 아이가 없는 경우 갈 장소가 없다.
거기다 20대 초중반과 30대 중후반이 공존하면 나이가 10-15살 정도 차이가 난다. 자연스럽게 문화와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자칫 "나 때는.."이라는 말로 서로 상처받거나 과거에 해왔던 방식으로 회귀하려는 현상으로 혹은 활력을 잃어버린 공동체가 될 수 있다.
또 30대 후반-40대 모임이 생긴다 하여도 본당에서 사람이 가장 적은 세대이다 보니 각 단체에서 사람을 빼가려고 하거나 주임 신부님이 성당 일을 많이 시키려고 하는 경우가 생겨 공동체가 흩어지기도 한다. 성당 구조나 체계나 문화나 생각이 과거에 매인 분들이 모든 권한과 책임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그 외에도 속지주의와 속인주의의 문제(청년들은 본당을 옮겨도 다니던 성당을 다니는 경향을 가진다) 새로운 단체원 모집의 문제(성당 미사 인원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모집하기에 더욱 어렵다) 등이 있다.
답은 없다.
분명 해결해 본 경험도 있지만 역시나 후임이나 주임 신부님의 역량으로 다시 흩어지는 걸 자주 보아왔기에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배부른 소리일까?(지방으로 갈수록 더더욱 상황이 어렵다고 들었다)
출처 : 서울대교구 이승화 시몬 신부님의 사목연구소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iamlsh/222667436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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