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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자료
사순 제2주일(나)(2021)
(창세 22,1-2.9ㄱ.10-13,15-18 / 로마 8,31ㄴ-34 / 마르 9,2-10)
"높은 산에 오르셨다."
저는 등산을 좋아합니다. 힘들게 오른 산 정상에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웅장해지고 무언가 모를 경건함도 느껴지면서 나 스스로의 연약함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마도 제가 하느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분의 존재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하느님을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장소나 방법이 있습니까? 물론 성당에서, 미사시간에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지만 일상 생활에서도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가 필요할 것입니다. 만약 그런 장소가 없다면 이 사순시기 한 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성경에 산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성경에 등장하는 산은 늘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높은 산에 오르십니다. 그리고 진정한 당신의 모습, 참 하느님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십니다. 예수님께서 비록 수난 받으시며 처참한 모습으로 돌아가시겠지만 그 모습이 참 모습이 아님을, 어떤 마전장이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는 빛이신 하느님의 모습이 참 모습이라고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 사실을 증명하고자 엘리야와 모세가 등장합니다. 엘리야와 모세는 구약 전체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세는 율법을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엘리야는 예언서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점은 높은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던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세는 십계명을 받기 위해 높은 산에서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습니다. 엘리야는 가르멜 산에서 이방 우상의 사제들과 싸워 이기고 쫓기는 가운데 높은 산에서 하느님을 만나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이 둘이 나타나서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은 구약에서 그들이 하느님을 만난 장면을 연상시키게 됩니다. 십계명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셨고, 말씀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힘이 되어주셨던 참 빛이신 하느님을 만난 장면을 연상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엘리야와 모세가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은 곧 예수님께서 하느님이 되신다는 사실을 드러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에서 등장하는 산은 바로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분명 산에서 두려움과 초조함과 현실적인 시련도 주시지만 당신의 존재를 드러내시며 가슴 뜨거운 사명도 주십니다. 그 사명이 비록 힘든 내용일지라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체험했다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용기도 생길 것입니다. 벌써 사순2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사순이 힘들기만 한 시간들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힘든 시간들 안에 분명 하느님과 그분께서 주시는 사명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사순시기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희망이며 빛이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우리들 각자의 높은 산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렵다면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을 이끌고 높은 산을 올라가신 예수님께 나 자신을 맡기며 그분과 함께 높은 산을 찾아갑시다. 은총의 사순시기 우리 모두 높은 산을 올라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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