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묵상자료
연중 제5주일(나)(2021)
(욥기 7,1-4.6-7 / 1코린 9,16-19.22-23 / 마르 1,29-39)
"좀 많이 변했나?"
바람이 부는 길을 막으면 공기는 탁해집니다. 등불의 불을 감춰두면 불은 꺼집니다. 흐르는 물을 막으면 물은 썩습니다. 우리 사제들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들도 이미 공감하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저 신부는, 신학생 때는 안 그랬는데, 많이 변했네.’
저 역시 이렇게 잘 지내다가 그만 이 익숙함과 편안함에, 또 저에게 보내주시는 사랑에 안주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냥 이렇게 교우들을 만나고 기도하면서 살면... 해야 할 일만 적당히 하면서 하루를 잘 보내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때, 꼭 힘든 일이 하나씩 생겼습니다.
그 힘든 일은 누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이 정도면 돼, 이렇게만 하지 뭐~’ 라고 안주하려고만 했던 마음가짐에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병든 이들과 마귀들린 이들을 고쳐 주시고는 그 자리에 오래 머물러 계시지 않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빵 다섯 개로 오천명 이상을 먹이신 기적 후에도 군중들은 예수님을 임금으로 모시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산으로 물러가십니다.
예수님께서 하시고자 하셨던 것은 치유만도 아니고, 이 세상의 임금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시려고, 그래서 사람들을 구원하시려고 세상 오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도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 나는 복음을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합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는 살아계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인들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를 쫓으시는 주님의 발자취를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따르며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 우리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일에 안주하지 않고,
늘 살아 움직이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가진 젊은이들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어떤 젊은이가 교황님께 이런 질문을 합니다.
“무신론자인 자신의 대학 친구에게 ‘그리스도교가 참된 종교라는 걸 이해시키기 위해’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설명하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할 일입니다.”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십시오. 그러면 그 친구가 왜 그렇게 사는지 물어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장 마지막에 (기억)해야 할 일은 이것입니다. 증거하지 않는 교회에서 예수님의 말씀은 한낱 연기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청년청소년 사목 소임을 하다보니, 특별히 우리 젊은이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일찍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도 “젊음은 특별한 보화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교회 안에 머물고 있는 젊은이들은 존재 자체로도 교회가 열정적으로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표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보화들을 아껴주시고 또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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