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묵상자료
연중 제22주일(가)(2020)
(예레 20,7-9 / 로마 12,1-2 / 마태 16,21-27)
반석 ⇒ 걸림돌 ⇒ 디딤돌
+찬미 예수님!
복음서에 나타난 베드로 사도를 보면
신앙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많은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베드로 사도를 볼 때면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지난주 복음과 이번주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는 말로 흥(?)하고 말로 망(?)하게 됩니다.
지난주 복음에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의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질문에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베드로의 이 대답에 예수님께서는 엄청난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실로 엄청납니다.
다른 제자들이 질투할 만큼 예수님께 베드로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교회의 반석이 되며,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시몬은 일순간 베드로가 되고 교회의 반석이 됩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는 다른 말 한마디로 인해 반석에서 걸림돌로 순식간에 바뀌어 버립니다.
참말로 인생지사 새옹지마도 아니고
베드로 사도는 한순간의 말 한마디 때문에 예수님의 길에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는 정말로 엄숙하게 당신 자신의 수난을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데,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그릇된 생각만으로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합니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베드로의 이 한마디에 예수님께서는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며 질타를 하십니다.
베드로 사도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지극히 현세적인 생각으로 예수님의 말씀에 반박하였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이야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알지만,
파스카 신비가 무엇인지 모르는 베드로에겐 당연한 반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더더욱 강한 어조로 정신 차리게 하십니다.
그리고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길을 따르기 위해서는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함을 가르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지난주 그리고 이번 주 복음에서 나타나는 베드로 사도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는 듯합니다.
성인들의 성덕은 우리에게 모범이 되고, 성인들의 나약함은 우리에게 힘이 된다고 했던가요?
하느님의 무한한 은총으로 우리는 한껏 들떠 기쁘게 살아가면서도,
세상의 온갖 시련 앞에서는 하느님을 잊어버리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게 됩니다.
참으로 우리는 나약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약한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길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세상 시련도 힘들어 죽겠는데, 예수님께서는 십자가까지 지라고 하십니다.
참 어렵습니다. 십자가는 멀리하고 싶은데....
그런데요. 십자가의 길이라고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 말았으면 합니다.
결코 십자가는 우리에게 짐이 아니기 때문이죠.
십자가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바오로 사도 말씀처럼 사는 것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렇습니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산다는 것은 바로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Non Mea sed Tua)” 사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비록 우리는 베드로 사도처럼 인간적인 일에만 몰두하여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나약함을 고백하고 인정하여,
실수하더라도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하느님의 뜻을 살핀다면,
우리는 걸림돌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로 향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