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묵상자료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Fr. 박종혁 사도요한
오늘은 성체를 모신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며
나아가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크나큰 은총임을 다시금 되새기는 날입니다.
이때만 되면 저는 700년경에 일어난 이탈리아의 란치아노 성체기적의 이야기를
신자분들에게 전해드렸습니다.
그러면서 미사성제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성사는
참으로 예수님의 “몸”이며 “피”임을 일깨워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혹시 성체기적이 이루어진 곳에 가보셨습니까?
기적이 이루어 진 곳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를 모시면 어떠한 기분이 들까요?
약 2년 전에 저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우들과 함께 이탈리아로 성지순례를 가게 되었는데요.
그 일정 중에 란치아노가 포함되었던 것입니다.
영상과 사진으로만 보던 란치아노 기적현장을 직접 가서 보니
너무나 신비롭고 놀라우며, 거룩하기까지 했습니다.
그곳에서 순례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주님의 몸과 피를 모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서 모신 성체와 성혈은
한국에서 미국에서 또 다른 곳에서 모신 성체와 성혈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 다시 말해서 성체기적이 이루어진 곳에서 모신 성체와 성혈이
뭔가 더 특별하다거나 더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미사성제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성사는 예수님의 참된 몸이며 피 이구나.
그리고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이구나.’
그렇습니다.
대구에서... 한국에서... 이탈리아 란치아노에서... 바티칸에서...
세상 그 어디에서든 미사성제가 이루어지는 곳에서 모시는 성체는
다 같은 참된 예수님의 몸이며, 참된 예수님의 피 입니다.
아울러 본당신부가... 주교님이... 추기경님이... 교황님이...
봉헌하는 미사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성사는 다 같은 예수님의 몸과 피인 것입니다.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떻게 미사를 봉헌하더라도
그 미사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와 성혈은 모두 같습니다.
결국 그 성체를 받아 모시려는 우리 자신의 마음가짐이 어떠하냐에 따라
기쁨이 되고 은총이 되고 감동이 되고 힘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최근 우리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미사를 직접 참례하지 못하는 시간들을 지내왔습니다.
아무리 영상으로만 미사를 충실하게 본다고 해도, 뭔가 모르는 허전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신자분들이 성체를 모시고 싶다는 갈증을 체험하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러하기에 오늘 우리가 봉헌하는 그리스도 성체 성혈 대축일 미사는
여느 때와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가끔 우리는 뭔가 더 거룩하기를 바라고 더 감동적이기를 바라고 더 위로받기를 바랍니다.
우리 신앙이 환경적인요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성체를 모시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아직도 우리에게 조건 없이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십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내어주시는 성체와 성혈은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의 극치입니다.
그러하기에 주님의 무한한 사랑을 우리가 그냥 받아서야 되겠습니까?
정성껏 준비된 몸과 마음가짐으로 주님의 사랑을 받고
그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는 삶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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