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묵상자료
사순 제5주일
(에제37,12ㄹ-14 / 로마 8,8-11 / 요한 11,1-45 )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라틴어 격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이 말은 남산동에 있는 성직자 묘지 입구에 씌여져 있기도 합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묘비가 잘 보이는 곳에 이 말을 적어놓곤 하였습니다. ‘오늘은 당신이 무덤에 묻힌 그 묘를 보고 있지만, 내일은 그 묘비를 보고 있는 바로 당신이 그 무덤의 차지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라자로의 죽음 앞에 다음과 같이 말하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부활 신앙의 의미이고,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이 바로 우리 신앙의 본질임을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우리에게 영원한 삶이라는 것은, 지금 삶의 아쉬움이나 고통, 또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하느님과 함께 영원한 행복과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그릇을 비워야만 하고, 하느님 은총의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잡고 있는 것을 놓아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도 일상생활에서부터 죽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시작하실 수 없습니다.
죽음 없이는 부활도 없습니다. 그래서 부활을 준비하는 이 사순시기, 우리는 얼마나 진지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욕심 부리는 나 자신을, 포기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게으른 나 자신을, 교만한 나 자신을 무덤 안에 묻지 못한다면, 오늘 라자로의 모습처럼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살아 있는 하느님과 함께 있다는 것은 내일의 하느님, 어제의 하느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하느님을 만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의 하느님은 매일매일 죽어야 만날 수 있는 것이고, 매일매일 살아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법입니다.
남은 사순시기도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우리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해 주시는 주님을 의지하며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부족함을 하느님께 맡겨드리며 부활하실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도록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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