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목
묵상자료
사순 제3주일
( 탈출 3,1-8ㄱㄷ.13-15 / 1코린 10,1-6.10-12 / 루카 13,1-9 )
"하느님 바라보기"
오늘 예수님께서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포도밭에다가 무화과나무를 심었지요, 그런데 사실 무화과나무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기 때문에 굳이 포도밭에 심을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이 이야기는 주인이 그만큼 나무에 애정을 많이 쏟았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3년이 지났지만 이 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무화과나무는 보통 1년이 지나면 열매가 열린다고 합니다.
즉 이 나무는 괜히 자리만 차지하고 쓸데가 없는 나무입니다.
만약에 그 자리에 포도나무를 심었다면 더 많은 수확을 얻었을 것이고, 우리가 그 농부였다면 벌써 잘라버렸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주인은 딱 1년만 더 두고 보자고 합니다. 거름도 더 많이 주고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고 합니다.
내년에 이 나무가 열매를 맺을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제부터 1년은 이 나무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포도밭에 심어진 한 그루의 나무와 같습니다.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땅으로부터 영양분과 수분을 잘 공급받아야 합니다.
혈관에 찌꺼기가 생겨 피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는 병을 ‘동맥경화’라고 합니다.
동맥경화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미리 적당한 운동으로 예방을 할 필요가 있고, 병이 생기면 의사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회개는 우리 영혼의 건강을 살펴 동맥경화가 생기지 않도록 하느님 앞에 드러내 보이며 제때에 치료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런 말을 전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며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회개란 ‘죄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고쳐먹는다.’는 뜻이지만 원래는 ‘하느님께로 다시 얼굴을 돌린다.’, ‘하느님께로 시선을 다시 돌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은총을 받기 위해서는 하느님을 등지고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바라보고 서 있어야 합니다.
우리 영혼의 병을 치료하고, 하느님의 은총을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 우리 영혼의 의사인 하느님께로 다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고개를 돌려 당신께로 돌아섬으로써 당신을 바라보아 주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포도 재배인이 주인에게 간절히 부탁을 하고 있습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독일 뤼베크 성당에 아주 오래된 돌판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너희는 나를 주님이라 부르면서도 따르지 않았고, 나를 빛이라 부르면서도 우러르지 않았고, 나를 길이라 부르면서도 걷지 않았다.
너희는 나를 삶이라 부르면서도 의지하지 않았고, 나를 강하다 하면서도 존경하지 않았고, 나를 의롭다 부르면서도 두려워 않느니,
그런즉 너희는, 내가 너희를 벌하더라도 나를 탓하지 말라.”
사순시기는 하느님을 향해 떠나는 우리 마음의 여행입니다. 여행을 할 때 방향을 잘 잡아야겠지요?
지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혹시 어긋나 있다면 우리 눈을 다시 하느님께로 돌릴 수 있는 그런 복된 여행, 복된 사순시기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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