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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자료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에제 34,11-12.15-17 / 1코린 15,20-26.28 / 마태 25,31-46)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오늘 우리는 전례력의 마지막 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지내고 있습니다. 왕이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십니까? 그리고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습니까?
그것은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 가르침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그리스도를 왕이라고 고백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열린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나라, 새로운 삶이 있다는 우리의 신앙 고백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왕으로 계시는 새로운 나라, 그리고 그 나라에서 예수님을 왕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잘 가르쳐 줍니다.
오늘의 이야기에 나오는 굶주린 이, 목마른 이, 나그네, 헐벗은 이, 병든 이, 감옥에 갇힌 이들은 어려움에 처한 불행한 사람들입니다. 또 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쉽게 외면당하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은 ‘그런 사람들을 보살피며 살아라’ 라고 말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그런 사람들 안에 살아 계시는 하느님을 보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최후만찬에서도 당신의 죽음을 “많은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 역시 많은 사람을 위해 스스로를 내어주고 쏟는 그리스도인이 되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강론을 준비하면서 과연 나는 무엇을 내어주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저에게 먼저 해 봅니다. 부끄럽게도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받기만을 바랐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또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사람들을 외면하고 차별하는 도구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가 굶주리고, 목마르고, 갈 곳 없고, 병들고, 죄지은 사람들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내가 그들보다 잘났고, 가진 것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그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런 삶을 살기를 예수님께서 너무나 간절히 원하시면서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왕으로 고백하고,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우리가, 이런 삶을 살지 않는다면, 예수님께서 왕으로 계시는 새로운 나라에 우리 자리는 없겠지요.
오늘은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자 ‘세계 젊은이의 날’입니다. 1985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세계 젊은이의 날’로 정해 기념하도록 하셨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세계 젊은이의 날’을 2021년부터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옮기셨습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오신 임금님이심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이렇게 교회는 ‘세계 젊은이의 날’을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기념하는 날로 정하면서 모든 세계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십시오! 그리스도를 여러분의 삶에 임금님으로 환대하십시오! 그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임금님이십니다! 그분께서 안 계시면, 참된 평화도, 참된 내적 화해도, 다른 이와의 참된 화해도 없습니다! 그분의 나라가 없으면, 우리 사회도 인간다운 모습을 잃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나라가 없으면, 고통받는 이들과의 참된 형제애와 진정한 친밀함은 사라질 것입니다.”(개별 교회의 세계 젊은이의 날 거행을 위한 사목 지침서 中)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살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의 왕이고 우리는 그 나라의 백성입니다.”라는 우리의 고백이 한 점 부끄러움 없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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